5월은 철쭉꽃의 계절
4월에 진달래가 피었다가 지면서 또 한 번 전국의 온 산천을 붉게 물들이는 꽃이 피는데, 그게 바로 철쭉꽃이다. 진달래가
지면서 잠깐 숨 돌릴 틈도 없이 바로 이어서 피는 꽃인데, 진달래와 철쭉꽃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같은 시기에 피는 꽃으로서 철쭉꽃과 산철쭉을 정확히 구별하는 방법도 알아야 한다. 5월에 철쭉꽃이 만발하여 전국의
산천이 붉게 물들게 되면, 등산객은 물론이고 본격적인 봄나들이가 시작된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카메라를 메고 들과
산으로 정신없이 쏘다니지만, 그렇지 않은 일반 사람들의 마음도 잔뜩 들떠있는 계절이 되기 때문이다.
진달래와 철쭉꽃의 구별
진달래는 4월초 잎이 없는 상태에서 꽃이 먼저 핀다. 앙상했던 줄기에 꽃이 잔뜩 달리니 더없이 화려하게 보이는 꽃이다.
철쭉꽃은 진달래가 지면서 열매로 변할 무렵인 5월초에 꽃과 잎이 함께 피는데, 꽃과 잎이 가지에 함께 붙어 있으니
진달래보다는 좀 덜 화려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 둘 다 전국 방방곡곡의 산지를 가득 채우며 꽃이 피고 있으니, 봄철의
야생화를 대표하는 종이라 불릴만한 꽃이다. 옛날부터 진달래를 먹을 수 있는 꽃이라고 하여 참꽃이라 부르고, 철쭉꽃은
독성이 있어 먹을 수 없는 꽃이라 하여 개꽃이라 불렀다. 식물 이름 앞에 ‘참’자가 접두사로 들어가면 대부분 먹을
수 있다는 걸 의미하고, 비교적 가치가 높거나 귀하며 품위가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반면에 식물 이름 앞에 ‘개’자가
접두사로 들어가면 그 식물은 대부분 먹을 수 없다는 걸 의미하며, 아무데나 흔하고 털이 있으며 쓸모없다는 뜻으로
해석이 된다.
철쭉꽃과 산철쭉의 구별
같은 시기에 피는 꽃이지만, 철쭉꽃과 산철쭉을 정확히 구별한다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다. 꽃에 관심이 있는 꽤 많은
사람들도 철쭉꽃과 산철쭉을 서로 반대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철쭉꽃은 대개 2~5m 정도로 키가 크고 높은
산의 계곡과 상부 능선부에 주로 분포해서 자라며, 잎이 넓고 끝이 둥글며 꽃도 크고 색깔은 아주 연한 분홍색으로 핀다.
반면에 산철쭉은 대개 낮거나 높은 산지 계곡의 주변부에 많이 자라고 있는 편이다. 키는 대략 70~150cm 정도로 자라서
철쭉꽃에 비해 키가 아주 작고, 꽃색은 홍자색으로 짙으며, 잎은 좁고 끝이 뾰족한 것으로 구별할 수 있다. 같은 산을
기준으로 하면, 아래쪽 계곡의 가장자리에는 산철쭉이 피고, 위쪽 능선으로 올라가면 철쭉꽃이 피는 편이다. 지역과 산에
따라 분포하는 식물종은 다르기도 하다. 예를 들면, 소백산 철쭉제와 태백산 철쭉제는 철쭉꽃이 주종을 이루고, 한라산
철쭉제와 바래봉 철쭉제는 산철쭉이 주종을 이룬다. 축제에 참여하거나 등산을 하면서도 이런 간단한 이론에 신경을
좀 썼으면 좋겠다.
철쭉꽃의 특징
전국의 산지에서 자라는 낙엽관목이다. 높이 2∼5m이고 어린 가지에 선모(腺毛)가 있으나 점차 없어진다. 밑동에서 줄기가
갈라지거나 뿌리에서 몇 개가 올라와 곧거나 조금 비스듬히 자란다. 줄기에서는 굵은 가지가 많이 나오고 비스듬히 뻗어
전체가 둥그스름해진다. 수피는 연한 황갈색이며 어린 가지에 선모가 있으나 차츰 없어지며 회갈색으로 된다. 잎은 가지에
어긋나게 달리며 길이 5~10㎝ 정도이다. 가지 끝에서는 5개씩 모여 달려서 총생(叢生)한 것처럼 보인다. 잎의 모양은
도란형이고 끝은 둥글거나 다소 오목하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표면은 녹색이고 처음에는 털이 있으나 점차 없어지며,
뒷면은 연한 녹색으로 맥 위에 털이 있다. 가을에 선명한 붉은색으로 물든 단풍이 예쁜 편이다.
철쭉꽃의 꽃과 열매
꽃은 5월에 잎과 함께 연한 분홍색으로 핀다. 끈끈한 잔털이 있고 끝이 우산살처럼 갈라진 짧은 꽃대에 끝마다 3~7송이씩
모여서 달리며, 산형꽃차례를 이룬다. 꽃받침은 작은 꽃줄기와 더불어 선모가 있다. 화관은 깔때기 모양이고 5개로 갈라져
넓게 퍼지며, 위쪽 갈래조각에 적갈색 반점이 있다. 수술은 10개, 암술은 1개이며 씨방에 잔털이 있다. 꽃받침잎은 달걀
모양이고 5장이다. 꽃자루와 씨방에 끈끈한 잔털이 있어 만져보면 끈적끈적하다. 열매는 삭과(蒴果)로 달걀 모양의 타원형
이고, 10월에 붉은 갈색으로 익는다. 열매 끝에 암술대가 붙어 있으며, 다 익으면 5갈래로 길게 갈라져 씨앗이 나온다.
열매는 겨울에도 가지에 매달려 있다.
철쭉꽃 무리의 비교특징
철쭉꽃(Rhododendron schlippenbachii Maxim.)은 키가 크고 잎이 둥글며 꽃이 연한 분홍색으로 피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에 산철쭉(Rhododendron yedoense var. poukhanense (Lev.) Nakai)은 키가 작으며 잎이 좁고 끝은 뾰족
하며, 꽃이 홍자색으로 짙게 피는 점이 다르다. 이들은 모두 전국의 산지에서 군락을 이루면서 자란다. 아주 드물기는 하지만,
이 무리들 중에서 꽃이 흰색으로 피는 것들도 있는데, 철쭉꽃이 흰색으로 꽃이 필 때 흰철쭉꽃(Rhododendron
schlippenbachii for. albiflorum Y.N Lee)이라 부르고, 산철쭉이 흰색으로 꽃이 필 때 흰산철쭉(Rhododendron yedoense
for. albiflora Chang)이라 부른다. 흰색으로 꽃이 피는 두 개체는 꽃색만 다르고 나머지는 모두 철쭉꽃과 산철쭉의 특징을
그대로 닮았다. 흰철쭉꽃의 꽃봉오리는 약간 연분홍빛을 띠고 있다가 꽃이 활짝 피면 흰색으로 보이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산철쭉의 꽃이 겹으로 필 때 겹산철쭉(Rhododendron yedoense Maxim.) 또는 만첩산철쭉이라 부른다. 이외에도,
원예종으로 심어 기르는 황철쭉(Rhododendron japonicum for. flavum (Miyoshi) Nakai)은 꽃이 황색이거나
주황색이다. 원산지는 일본이며 중국에도 분포한다. 한 자리에서 꽃이 9개 정도 피기 때문에 ‘구봉화’라고도 불린다.
산철쭉의 개량종인 영산홍(Rhododendron indicum (L.) Sweet)은 꽃 색깔이 다채로워서 원예종으로 많이 심어 기른다.
단조롭고 균일한 색깔인 산철쭉의 꽃을, 호화롭고 다양하게 개량시켜 공원이나 화단을 화려하게 꾸미려는 의도는 좋은
것이라 생각이 된다. 흔히 공원이나 정원에 철쭉꽃이라며 많이 심어 기르는 것들은 대부분 영산홍이라고 보면 된다.
철쭉꽃의 방언
철쭉꽃은 대개 산의 능선에서 자라고, 산철쭉은 대개 계곡을 따라 물가에서 자라기 때문에 경상도에서는 이를 두고 지역
방언으로 ‘수달래’라 부르기도 하지만, 수달래의 생태학적 특징은 산철쭉과 똑같은 것이다. 능선에 위치하고 키가 크게
자라며, 꽃이 연한 분홍색으로 피는 철쭉꽃은 ‘연달래’라 부른다. 진달래가 지면서 연달아서 피는 꽃이라고 하여, 철쭉꽃을
연달래라 부르기도 한다. 수달래나 연달래는 참 예쁜 이름이고, 오누이나 남매 같은 정겨운 느낌이 든다. 식물의 이름을
기억할 때에는 그 식물의 특징을 잘 살펴야 하지만, 방언을 기억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때가 있다. 비록 정명은 아니라
해도, 그 지역에서 옛날부터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믿어 왔고 관찰을 해왔던 내용이 식물 어디엔가는 숨어있는 특징이 될
수가 있기 때문에, 이를 절대 무시해서는 안 될 일이다.
철쭉꽃의 전설
경상남도 하동 금오산에 처녀 달님과 총각 별님이 살았는데, 이들이 죽어 철쭉꽃이 되었다는 전설이다. 옛날 하동 금오산에
처녀 달님과 총각 별님이 살았는데, 서로 사랑하며 앞날을 기약했다. 인근에 살고 있던 지신(地神)이 예쁜 달님을 탐내
별님을 해치려고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어느 날 지신은 못된 잡신에게 별님을 죽여주면 하동의 넓은 들인 너뱅이들을
주겠다고 했다. 잡신은 칼과 도끼를 들고 별님에게 가서 공격했다. 이를 본 산새들이 남해에 있는 산신령 호랑이 부부에게
알렸다. 영감 호랑이는 할멈 호랑이에게 하던 일을 끝내고 갈테니 먼저 가서 별님을 구하라고 했다. 할멈 호랑이가 금오산에
도착하기도 전에 남해가 육지에서 떨어져 나갔다. 지신이 할멈 호랑이가 못 오게 도술을 부린 것이다. 별님이 잡신의 칼을
맞고 죽자, 달님이 달려와 자기도 칼을 잡고 자결하고 말았다. 별님과 달님이 죽으며 흘린 피가 철쭉꽃으로 변했다고 한다.
이 설화에는 주인공인 선남선녀, 공격자인 지신과 잡신, 원조자인 산신 부부가 등장하여 경합을 벌이지만 선신인 산신보다
악신인 지신과 잡신이 승리한다. 그리하여 선남선녀는 죽어 철쭉꽃으로 재생한다는 전설이다.
용도 및 번식법
철쭉꽃은 진달래屬 식물들 중에서 가장 우아한 꽃을 피우는 나무로서 좋은 관상수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산철쭉은 비교적
작고 아담한 편이어서 돌담을 쌓은 틈바구니에 많이 심는다. 산철쭉의 개량종인 영산홍은 키가 대략 1m정도로 작고 꽃이
아주 다채롭고 화려해서 관상용으로 많이 심어 기른다. 이렇게 철쭉꽃 종류들은 많은 양을 생활 주변으로 옮겨와서 관상용
으로 심고 있기 때문에, 공원이나 정원, 화단이나 길거리에서도 흔히 볼 수가 있는 식물이 되었다. 꽃을 탈모 치료에 쓰기도
하는데, 독성이 있어 한의사의 처방 없이는 사용할 수 없다. 뿌리를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 말려서 달인 물에 탈모가 심할
때 머리를 감으면 효과가 있다. 10월에 갈색으로 익은 열매를 따서 바로 심거나 이듬해 봄에 심는다. 봄철에 어린 가지를
잘라 삽목을 해도 된다.
* "야생화 비교도감" - 푸른행복, 이명호 지음 *
- 하늘공간/이명호 - 
[ 1. 철쭉꽃 ] - 꽃이 연한 분홍색이면서 산철쭉보다 아주 크고 잎이 넓고 둥글다.
[ 2. 철쭉꽃 군락 ] - 꽃이 예쁘고 상당한 품위도 있는 편이다. 온 산천을 철쭉꽃이 뒤덮고 있는 풍경이다.
[ 3. 철쭉꽃 풍경 ] -꽃과 잎이 함께 피고 비교적 높은 산에서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 4. 철쭉나무 열매 ] - 꽃이 떨어진 다음 달리며, 열매는 삭과이다.
[ 5. 철쭉나무 잎 ] - 잎이 넓고 크며 끝이 둥글다.
[ 6. 흰철쭉꽃 ] - 철쭉꽃과 같지만, 꽃이 흰색이다.
[ 7. 흰철쭉꽃 풍경 ] - 하늘을 올려다 보며 당당하게 피고 있다.
[ 8. 흰철쭉꽃 풍경 ] - 우측 아래쪽이 흰철쭉꽃이고 나머지는 모두 철쭉꽃이다.
[ 9. 산철쭉 ] - 키가 작고 꽃도 작으며, 잎이 좁고 끝이 뾰족하다.
[ 10. 산철쭉 풍경 ] - 꽃색은 짙고 키가 1m 정도로 작다.
[ 11. 산철쭉 풍경 ] - 바위 위에서도 자라고
[ 12. 산철쭉 풍경 ] - 바위절벽 위에서도 자란다.
[ 13. 산철쭉 풍경 ] - 물가에서 자란다고 하여 '수달래'라고도 부르지만, 공식 이름은 아니다.
[ 14. 산철쭉 풍경 ] - 산지 계곡의 물가를 따라 자생한다.
[ 15. 산철쭉 풍경 ]
[ 16. 산철쭉 열매 ]
[ 17. 산철쭉 잎 ]
[ 18. 흰산철쭉 ] - 작고 아담하며 꽃이 흰색인 산철쭉이다.
[ 19. 흰산철쭉 ]
[ 20. 흰산철쭉 ] - 맑고 정결해 보인다.
[ 21. 철쭉꽃과 산철쭉 군락 ] - 좌측이 철쭉꽃, 우측이 산철쭉이다.
[ 22. 철쭉꽃과 산철쭉 군락 ] - 뒤쪽이 철쭉꽃, 앞쪽이 산철쭉이다.
[ 23. 철쭉꽃과 산철쭉 풍경 ] - 좌측 중앙과 우측 아래는 산철쭉이고, 나머지는 모두 철쭉꽃이다.
[ 24. 철쭉꽃과 산철쭉 풍경 ]
[ 25. 산철쭉 단풍 ] - 잎이 좁고 끝이 뾰족하다.
[ 26. 황철쭉 ] - 주황색, 중국에서 들여와 화단에 심어 기르는 원예종이다.
[ 27. 황철쭉 ] - 짙은 황색, 꽃색이 특이해서 심어 기르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 28. 황철쭉 ]
[ 29. 겹산철쭉 ] - 산철쭉의 꽃이 겹으로 핀다.
[ 30. 겹산철쭉 ]
[ 31. 산철쭉 얼룩무늬 - 원예종]
[ 32. 영산홍 ]
[ 33. 영산홍 ]
[ 34. 영산홍 ]
[ 35. 영산홍 ] - 산철쭉을 개량시켜 만든 원예종이다.
[ 36. 영산홍 ] - 꽃이 흰색이라 '영산백'이라고도 부르지만, 도감에는 없는 이름이다.
[ 37. 영산홍 ]
[ 38. 방울철쭉 ] - 원예종 개량기술이 발달한 일본에서 들여온 종이라고 한다.
[ 39. 철쭉나무 눈꽃 ] - 앙상한 가지가 겨울을 잘 이겨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