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철에 피는 예쁜 꽃
눈이 채 녹지도 않은 이른 봄, 양지바른 산자락에서 방끗 웃으면서 고개를 내미는 노루귀의 자태는 가히 우리 야생화를
대표할만한 꽃이다. 낮으로는 따뜻하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아직 날씨가 을씨년스럽게 추워서 그런지, 온 몸에 솜털을 잔뜩
뒤집어쓰고 가련한 모습으로 꽃대를 피워 올리는 자태에 매료되어 촬영자들은 쉴 새 없이 셔터를 누르기에 바쁘다.
다채로운 색깔의 꽃
노루귀의 꽃의 색은 참으로 다양하다. 분홍색, 자주색, 흰색, 청색, 보라색, 하늘색 등의 색깔이 다양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여러 색깔로 꽃이 피는 것이다. 꽃 색깔이 다채롭기 때문에 오래 보고 있어도 지루하지가 않다. 보는 이들도 모두 감탄을
연발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꽃 색깔에 따라서 종류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분홍노루귀, 자주노루귀,
청노루귀, 흰노루귀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이고, 색깔을 따로 표현하여 분홍색 노루귀, 자주색 노루귀, 청색 노루귀, 흰색
노루귀라고 불러야 옳은 것이다. 식물의 이름은 고유명사이기 때문에 암만 길어도 붙여서 써야 되지만, 도감에도 없는
이름을 맘대로 붙여 써서는 안 된다.
이름이 붙은 사연
전국의 각 지역 산지에서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는 노루귀는, 어릴 때 돋는 잎의 모양이 아기 노루의 귀처럼 동그랗게
말리고, 뒷면에 털이 보송보송하게 돋아 있는 모습 때문에, 노루귀라고 불리게 되었다. 꽃이 잎보다 먼저 피기 때문에,
꽃이 지면서 열매로 변할 무렵에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잎은 처음에 아기 노루의 귀처럼 말려서 돋다가, 자라면 나란한
모습으로 펼쳐진다. 꽃이 무척 예쁜 편이지만, 이름은 엉뚱하게도 잎 모양에서 유래된 것이다.
노루귀의 촬영
노루귀의 예쁜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서 표현할 때에는, 꽃자루에 돋은 털을 잘 살려야 한다. 정면광이나 측면광보다는
역광이나 반역광으로 찍어야 입체감이 잘 표현되고 부드러우며, 보송보송한 털을 생동감 있게 표현할 수가 있다. 하지만,
너무 과감하게 표현을 하려다 보면 아주 사진을 망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을 촬영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노루귀의 특징
노루귀는 우리나라 각처의 산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다소 경사진 숲 속에서 자라는데 큰 나무들의 잎이
무성해지기 전에 꽃을 먼저 피운다. 생육특성은 나무 밑 양지쪽에서 자라며, 노루귀가 잘 자라는 곳의 토양은 비옥하다.
뿌리줄기가 비스듬히 자라고 마디가 많으며, 검은색의 잔뿌리가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잎은 뿌리에서 뭉쳐나는데
3~6장이다. 길이 약 15cm정도의 긴 잎자루를 가지며 3개로 갈라진다. 갈라진 잎은 달걀 모양이고 끝이 뭉뚝하다.
잎은 다소 두텁고 표면에는 간혹 흰 무늬가 있으며 뒷면에는 긴 털이 나있다. 몸 전체에 희고 긴 솜털이 많이 달린다.
잎몸의 길이는 약 5cm정도이다.
노루귀의 꽃과 열매
꽃은 3~5월에 잎보다 먼저 피는데, 뿌리에서 난 1~6개의 꽃줄기에 위를 향해 한 송이씩 달린다. 꽃은 흰색, 분홍색,
자주색으로 다양하게 피고 지름은 약 1.5㎝ 정도이다. 총포는 3개로 녹색이고 흰 털이 빽빽이 난다. 꽃잎은 없고 꽃잎
모양의 꽃받침잎이 6∼8개 있다. 꽃받침잎은 장타원형이며 꽃잎처럼 생겼다. 꽃받침 한가운데에 많은 수술과 암술이
둥글게 뭉쳐 있으며, 황색이고 씨방에 털이 있다. 열매는 수과로서 퍼진 털이 나며 6월에 총포에 싸여서 익는다.
노루귀 무리의 비교특징
꽃의 색깔이 제법 다양한 노루귀(Hepatica asiatica Nakai)는 꽃이 먼저 피었다가, 꽃이 시들 때쯤 되어서야 잎이
왕성하게 자라기 시작한다. 반면에, 섬노루귀와 새끼노루귀는 꽃과 잎을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에 큰 특징이 있다. 산의
높이에 따라서 노루귀의 꽃이 피는 시기는 많은 차이가 난다. 대개 4월에 많이 볼 수 있는 노루귀의 꽃이, 낮은 산에서는
3월이면 볼 수 있고, 높은 산에서는 5월이 되어야 꽃잎이 펼쳐지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울릉도의 숲 속에서 자생하는
섬노루귀(Hepatica maxima Nakai)는, 다른 지역의 노루귀보다 훨씬 크고 튼튼하게 생겼으며 털도 아주 많은 편이다.
몸집이 아주 거대한 노루귀라고 하여 일명 ‘큰노루귀’라고도 불린다. 바람이 많고 기후가 거친 울릉도의 자생지 환경을
슬기롭게 소화하고 있는 식물이 바로 섬노루귀인 셈이다. 꽃은 대개 흰색이기는 하지만, 봉오리일 때와 꽃이 오므라져
있을 때에는 연한 분홍색을 띠고, 또 가끔은 끝부분에서 울긋불긋한 색깔을 다양하게 띠는 것도 있다. 남쪽 섬 지방에서
자라는 새끼노루귀(Hepatica insularis Nakai)의 꽃 또한 대부분 흰색이며, 몸체가 아주 작은 편이다. 잎의 표면에
백색의 얼룩무늬 반점이 크게 나타나는 것이 큰 특징이다. 다른 식물에서는 몸체가 좀 작고 왜소하게 꽃이 피는 종류들의
이름 앞에 ‘애기∼’나 ‘좀∼’을 접두사로 붙이는 반면, 노루귀의 경우에는 ‘새끼∼’를 붙여 부르는 것이 조금 다르다. 여름철
잎이 한창 무성할 때에는 잎 뒷면이 붉은 자주색을 띤다. 노루귀屬의 식물은 전 세계적으로 약 7종밖에 되지 않는데,
우리나라에는 그 중 3종이 분포한다. 노루귀는 남해안부터 북부지방을 거쳐 만주, 우수리 등지까지 분포하므로,
섬노루귀나 새끼노루귀와는 분포 지역이 다르다. 울릉도에는 섬노루귀가 분포하고, 새끼노루귀는 주로 전남과 제주
등의 남부지방에 분포하는 반면, 노루귀는 전국적으로 분포한다.
노루귀의 전설
노루귀를 떠올릴 때마다 생각나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다.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분천리에 위치한 ‘노루고개’에 얽힌
함평이씨와 노루와의 만남이 바로 그것이다. 옛날, 산골에 함평이씨가 살고 있었다. 그는 집이 가난해, 나무로 생계를
이어갔다. 어느 날 산에서 나무를 하고 있는 그에게 커다란 노루 한 마리가 달려와 그가 해놓은 나무더미 속으로 들어가
숨었다. 그리고 조금 후에 포수가 뛰어와, 노루 한 마리가 도망가는 것을 보지 못했느냐고 물었다. 함평이씨는 시치미를
뚝 떼고 모른다고 했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노루는, 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는 듯 머리를 끄덕이더니,
산중턱으로 그의 옷자락을 물고 끌었다. 어느 한 지점에 다다른 노루는 드러눕는 시늉을 해보였다. 노루의 행동을
지켜보던 이씨는 마침내 그 뜻을 짐작했다. “아, 이 자리가 명당이라는 뜻이구나.” 노루가 알려준 지점을 표시해둔 이씨는
부모가 돌아가시자 그 자리에 묘를 썼다. 그 후로 이씨의 자손들이 번창했고, 그 가문에서 많은 공신이 나왔다고 한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이씨가 노루를 만난 이 고개를 ‘노루고개’라 불렀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사람에게 고마움의 눈물을 글썽이며 고갯짓을 하였을 그 노루의 눈빛과 자태가 봄의 야생화
노루귀에서 고스란히 묻어난다.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순박하고 아름다운 이씨의 마음, 그 마음에 보은하려는 노루의
맑은 몸짓은 가녀린 야생화의 생명과도 같다. 매년 맞이하는 봄, 우리도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내가 만나는
모든 풀꽃들을 사랑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또한 노루귀를 포함한 이 땅의 모든 야생화는 우리 모두의 중요한 식물자원
이다. 때문에 한 포기라도 훼손됨이 없도록 철저히 자생지를 보호하는 태도를 가졌으면 한다. 야생식물은 야생에서 꽃이
피어야만 소중한 의미가 있고, 원예식물은 사람이 노력을 들여서 예쁘게 길러야만 훌륭한 가치를 발휘하는 법이니까
말이다.
용도 및 번식법
꽃이 아름답고 일찍 피기 때문에 관상용으로 가치가 있다. 뿌리를 포함한 전초는 약으로 쓴다. 봄에 어린잎을 나물로
무쳐 먹는다. 뿌리에는 독성이 있는 사포닌이 함유되어 있어 뿌리 부분을 제거하고 먹어야 안전하다. 민간에서는 8∼9월에
포기 째 채취하여 두통과 장 질환에 약으로 쓴다. 뿌리를 포함한 모든 부분을 약재로 쓰기도 하는데, 새끼노루귀와
섬노루귀도 함께 쓰인다. 여름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서 잘게 썬다. 진통, 진해, 소종의 효능이 있다. 적용질환은 두통,
치통, 기침, 장염, 설사 등이며, 말린 약재를 달여서 복용한다. 가을에 뿌리 부분의 포기를 나누어 심는다. 6월에 받은
종자는 바로 뿌리고, 종자 발아 후 20~30일이 지나면 양지쪽으로 옮겨 심는다.
* "야생화 비교도감" - 푸른행복, 이명호 지음 *
- 하늘공간/이명호 - 
[ 1. 노루귀 흰색 ]
[ 2. 노루귀 흰색 ]
[ 3. 노루귀 흰색 ]
[ 4. 노루귀 흰색 ]
[ 5. 노루귀 흰색 큰포기 ]
[ 6. 노루귀 흰색 큰포기 ]
[ 7. 노루귀 흰색 뒷면 ]
[ 8. 노루귀 흰색, 안쪽은 보라색 ]
[ 9. 노루귀 연분홍 ]
[ 10. 노루귀 연분홍 ]
[ 11. 노루귀 연분홍 ]
[ 12. 노루귀 연분홍 ]
[ 13. 노루귀 연분홍 ]
[ 14. 노루귀 분홍색 ]
[ 15. 노루귀 분홍색 ]
[ 16. 노루귀 분홍색 ]
[ 17. 노루귀 분홍색 ]
[ 18. 노루귀 분홍색 접사 ]
[ 19. 노루귀 분홍색 꽃봉오리 ]
[ 20. 노루귀 분홍색 꽃과 잎 ] - 이것을 새끼노루귀로 부르는 것은 오류임!
[ 21. 노루귀 얼룩배기 ]
[ 22. 노루귀 얼룩배기 ]
[ 23. 노루귀 연자주색 ]
[ 24. 노루귀 연자주색 뒷면 ]
[ 25. 노루귀 자주색 ]
[ 26. 노루귀 자주색 ]
[ 27. 노루귀 자주색 ]
[ 28. 노루귀 자주색 ]
[ 29. 노루귀 자주색 접사 ]
[ 30. 노루귀 생태, 자주색과 흰색 ]
[ 31. 노루귀 청색 ] - 이것을 청노루귀라고 부르는 것은 오류임.
[ 32. 노루귀 청색 ]
[ 33. 노루귀 청색 ]
[ 34. 노루귀 청색 ]
[ 35. 노루귀 청색 ]
[ 36. 노루귀 청색 ]
[ 37. 노루귀 청색 접사 ]
[ 38. 노루귀 하늘색 ]
[ 39. 노루귀 하늘색 ]
[ 40. 노루귀 하늘색 ]
[ 41. 노루귀 하늘색 ]
[ 42. 노루귀 하늘색 접사 ]
[ 43. 노루귀 연보라색 ]
[ 44. 노루귀 연보라색 뒷면 ]
[ 45. 노루귀 녹화 ]
[ 46. 노루귀 녹화 ]
[ 47. 노루귀 녹화 ]
[ 48. 노루귀 녹화 ]
[ 49. 노루귀 녹화 ]
[ 50. 노루귀 녹화 뒷면 ]
[ 51. 노루귀 녹화 뒷면 ]
[ 52. 노루귀 열매 ]
[ 53. 노루귀 어린잎 ] - 아기 노루의 귀를 닮았음!
[ 54. 노루귀 어린잎 ]
[ 55. 노루귀 새싹 ] - 꽃봉오리가 될 부분과 어린 솜털이 보임
[ 56. 노루귀 성숙잎 ]
[ 57. 노루귀 잎 뒷면 ]
[ 58. 섬노루귀 ] - '큰노루귀'라고도 부르지요.
[ 59. 섬노루귀 2송이 ]
[ 60. 섬노루귀 접사 ]
[ 61. 섬노루귀 붉은색 ]
[ 62. 섬노루귀 생태 ]
[ 63. 섬노루귀 군락 ]
[ 64. 섬노루귀 ]
[ 65. 섬노루귀 ]
[ 66. 섬노루귀 ]
[ 67. 섬노루귀 ]
[ 68. 섬노루귀 열매 ]
[ 69. 섬노루귀 잎 ]
[ 70. 새끼노루귀 ]
[ 71. 새끼노루귀 ]
[ 72. 새끼노루귀 ]
[ 73. 새끼노루귀 ]
[ 74. 새끼노루귀 ]
[ 75. 새끼노루귀 ]
[ 76. 새끼노루귀 ]
[ 77. 새끼노루귀 ]
[ 78. 새끼노루귀 ]
[ 79. 새끼노루귀 ]
[ 80. 새끼노루귀 ]
[ 81. 새끼노루귀 ]
[ 82. 새끼노루귀 접사 ]
[ 83. 새끼노루귀 군락 ]
[ 84. 새끼노루귀 군락 ]
[ 85. 새끼노루귀 군락 ]
[ 86. 새끼노루귀 군락 ]
[ 87. 새끼노루귀 군락 ]
[ 88. 새끼노루귀 분홍색 ]
[ 89. 새끼노루귀 분홍색 ]
[ 90. 새끼노루귀 분홍색 ]
[ 91. 새끼노루귀 분홍색 ]
[ 92. 새끼노루귀 분홍색 ]
[ 93. 새끼노루귀 분홍색 ]
[ 94. 새끼노루귀 분홍색 ]
[ 95. 새끼노루귀 열매 ]
[ 96. 새끼노루귀 잎 ]
[ 97. 새끼노루귀 잎 ]
[ 98. 새끼노루귀 어린잎 ]
[ 99. 새끼노루귀 잎 뒷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