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고 귀족적인 꽃
야생화는 대부분 소박하고 가녀린 모습을 지니고 있다. 작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색이 차분하고 향기가
그윽한 꽃들이 대부분이다. 아름다움보다는 소박하고 전체의 조화로움을 잘 표현하고 있는 꽃이다.
하지만, 대부분 야생화가 소박하고 단순한 모습인데 비해서, 앵초는 화려하고 귀족적인 멋을 충분히
지닌 꽃이다. 야생종이면서도 원예종처럼 봄철의 산자락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꽃이 크고 색이 뚜렷해서
산을 찾는 사람이면 누구나 쉽게 관찰하고 감상을 할 수 있는 꽃이 바로 앵초다.
앵초의 어원
4월이 되어 봄볕이 따스해질 무렵에 앵초는 꽃이 핀다. 앵초를 한문으로 표기하면 櫻草인데, 꽃 모양이
마치 앵두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에게는 櫻草라는 이름보다는
鶯草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에, 꾀꼬리가 울 때 피는 꽃으로 잘 알려져 있는 편이다.
꽃잎 정면 중앙에 뚫린 가느다란 구멍을 통해 통부 안쪽으로 바람이 불어 들어가는 소리가 앵앵거리며
난다고 해서 앵초라 불리기 시작했다는 일화도 있다.
원예종으로 많이 개량된 꽃
앵초는 꽃이 화려하고 예뻐서 원예종으로 많이 개량되어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이는 앵초가 "프리뮬라"에
속하는 식물이라서 외국에서 개량된 것이 국내에 들어와 많이 길러지고 있는 것이다. 순수한 야생의 앵초는
야생에서는 잘 자라지만, 사람에 의해 재배되면 거의 다 죽는 편이다. 식물원이나 수목원에서 앵초를 볼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야생화는 소박하고 서민적인 데에 비해서 앵초는 좀
화려하고 귀족적인 맛을 풍기는 탓에 원예종으로 개발 가치가 높은 식물이라 할 수 있다.
봄부터 여름까지 볼 수 있는 꽃
앵초는 종류별로 4월부터 8월까지 볼 수 있는 꽃이다. 봄부터 여름까지 홍자색으로 꽃이 피고 줄기 끝에
산형꽃차례를 이루며 달리는데, 꽃 속에 작은 구멍이 있고 구멍 주변에 흰색의 둥근 테두리가 있어 더
예쁘게 보인다. 앵초는 빛이 잘 드는 숲속 공간에서 일찌감치 봄을 알리는 봄꽃이다. 큰앵초와 설앵초는
높은 산의 숲 속에서 6월에 꽃이 피는데, 계절은 어느덧 봄의 끝자락에서 여름을 맞이하는 순간임을 알린다.
좀설앵초는 백두산 및 북부지방의 높은 산에서 8월 한여름에 볼 수 있는 아주 작은 꽃이다. 이렇듯 앵초
무리들은 전국 각지에서 계절을 바꿔가며 숱하게 피고 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우리 꽃이다.
앵초의 특징
산과 들의 물가나 풀밭의 습지에서 자란다. 뿌리줄기는 짧고 수염뿌리가 달리며, 옆으로 비스듬히 서고
전체에 꼬부라진 털이 많다. 키는 15∼30㎝이고, 잎은 타원형이며 길이는 4∼10㎝, 폭은 3∼6㎝로 가는
섬모가 있고 표면에 주름이 많이 지고 가장자리가 얕게 갈라진다. 잎은 뿌리에서 뭉쳐나며, 끝은 둥글고
밑부분이 심장 모양이며, 가장자리에 둔한 겹톱니가 있다. 잎 표면에 주름이 있고, 잎자루는
잎몸보다 2∼3배 정도 길다.
앵초의 꽃과 열매
꽃은 4∼5월에 붉은빛이 강한 자주색으로 피고, 잎 사이에서 나온 꽃줄기 끝에 산형꽃차례를 이루며
5∼20개가 달린다. 총포 조각은 피침형이고, 작은 꽃자루는 길이가 2∼3㎝이며 돌기 같은 털이 있다.
꽃받침은 통 모양이고 털이 없으며 5개로 갈라지고, 갈라진 조각은 피침형이다. 화관은 끝이 5개로
갈라져서 수평으로 퍼지고, 갈라진 조각은 끝이 파진다. 수술은 5개이고, 암술은 1개인데, 포기에 따라서
수술이 짧고 암술이 길거나, 수술이 길고 암술이 짧다. 열매는 삭과이고 지름 5mm의 둥근 모양이다.
앵초 무리들의 비교 특징
기본종인 앵초(Primula sieboldii E. Morren)는 전국 산지의 습기 많은 곳에서 군락을 이루며 자라고,
가장 일찍 꽃이 핀다. 잎은 타원형이고 잎 표면에 주름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흰앵초(Primula sieboldii f.
albiflora Y.N.Lee)는 꽃이 흰색이고 나머지 특징은 앵초와 같다. 큰앵초(Primula jesoana Miq.)는
높은 산 습기 많은 숲 속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며, 키가 20∼40㎝로 앵초보다 월등히 크다. 낮은
지역에서 자라는 앵초의 꽃이 다 져갈 무렵 높은 산에서는 큰앵초의 꽃이 피기 시작한다. 잎은 손바닥
모양의 둥근 신장형이며, 잎 가장자리는 7∼9갈래로 얕게 갈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잎 앞면은 털이
있지만 뒷면은 털이 거의 없는 것이 앵초와는 다른 특징이다. 큰앵초의 꽃이 변이를 일으켜서 흰색으로
꽃이 피는 것도 더러 볼 수 있다. 한라산을 비롯한 전국의 높은 산에서 초여름에 꽃이 피는 설앵초(Primula
modesta var. fauriae Takeda)는 앵초나 큰앵초에 비해서 훨씬 작은 편이며, 잎이 주걱 모양인 점이
다르다. 백두산을 비롯한 북부지방의 습지에서 자라는 좀설앵초(Primula sachalinensis Nakai)는
설앵초보다 크기가 훨씬 작다. 잎이 작고 뒷면에 황색 가루가 붙어 있다. 잎이 설앵초와 비슷한 주걱
모양이지만 밑부분이 점차 좁아져서 날개처럼 되며, 잎자루가 없는 것이 설앵초와 다른 특징이다.
자생지 보존의 의미
귀한 꽃은 자생지에서 자라야 한다. 귀한 꽃을 사람이 옮겨서 재배지에서 기르면 대부분 죽을 수밖에 없고,
죽지 못해 간신히 목숨을 연명하는 식물은 예쁜 꽃을 피울 수가 없다. 야생에서 자유롭게 자라서 활기차게
피운 꽃이야말로 정말 예쁘다. 야생의 꽃은 자생지에서 예쁘게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모두 함께 돕도록 하자!
앵초는 어떤 종류든 이동시켜서 기르면 살 수가 없는 꽃이다. 야생의 앵초가 해마다 감소하는 이유는 어느
누군가가 욕심을 내서 옮겨 길렀기 때문이라 할 수 있으며,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파온다.
꽃이 예뻐서 기르고 싶은 사람은 화원에 가서 개량된 원예종을 구입해서 기르면 된다. 원예종은 색깔도
아름답고 다양하며, 누가 길러도 잘 사는 꽃이기 때문이다.
앵초의 전설
유럽 북부지역의 전설에 의하면 앵초는 사랑의 여신인 프라이야(Freya)에게 봉헌되었다고 한다.
앵초가 보물이 많이 있었던 프라이야의 궁전의 자물쇠를 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독일에서 앵초는 '열쇠꽃' 이라는 의미로 불리운다. 그러나 기독교가 전래하면서 앵초를 프라이야 여신
대신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하였고, 이후 '성모 마리아의 열쇠'로 불렸다. 앵초의 꽃이 마치 열쇠꾸러미처럼
보이고, 이 열쇠로 천국의 문을 열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앵초에 얽힌 전설을 기반으로 열쇠와 앵초를
연관시켰다고 한다. 꽃말은 ‘행복의 열쇠’ 또는 ‘가련’이고, 재배하는 외래종은 속명(屬名)을 그대로
사용하여 ‘프리뮬러’라고 부른다.
용도 및 번식법
원예종으로 많이 개량되어 길러지고 있다. 관상용으로 쓰이며, 어린순은 식용, 뿌리를 포함한 전초는
약용으로 쓰인다. 뿌리에 5∼10%의 사포닌이 들어 있어 유럽에서는 뿌리를 감기, 기관지염, 백일해 등에
거담제로 사용하여 왔으며, 신경통, 류머티즘, 요산성 관절염에도 사용한다. 8월에 받은 종자를 바로
화분이나 화단에 뿌리고, 잎이 지상부에서 없어지는 가을에 포기나누기를 한다. 이른 봄 솜털에 덮인
싹이 올라오면 2∼3일에 한 번씩 물을 준다. 습기가 충분한 토양에서만 잘 자란다. 여름에 햇볕이
강한 곳에 두면 잎이 타기 때문에 반그늘 상태로 길러야 한다.
※ "야생화 비교도감" - 푸른행복, 이명호 지음 ※
- 하늘공간/이명호 - 
[ 1. 앵초 ]
[ 2. 앵초 군락 ]
[ 3. 앵초 접사 ]
[ 4. 앵초 열매 ]
[ 5. 앵초 잎 ]
[ 6. 큰앵초 ]
[ 7. 큰앵초 접사 ]
[ 8. 큰앵초 풍경 ]
[ 9. 큰앵초 잎 ]
[ 10. 털큰앵초 ]
[ 11. 털큰앵초 접사 ]
[ 12. 흰앵초 ]
[ 13. 흰앵초 ]
[ 14. 흰앵초 ]
[ 15. 흰앵초 앵초 ]
[ 16. 흰앵초 접사 ]
[ 17. 흰앵초 군락 ]
[ 18. 흰앵초 군락 ]
[ 19. 흰앵초 군락 ]
[ 20. 흰앵초 군락 ]
[ 21. 흰앵초 잎 ]
[ 22. 흰큰앵초 ]
[ 23. 흰큰앵초 ]
[ 24. 흰큰앵초 ]
[ 25. 설앵초 ]
[ 26. 설앵초 ]
[ 27. 설앵초 ]
[ 28. 설앵초 ]
[ 29. 설앵초 접사 ]
[ 30. 설앵초 잎 ]
[ 31. 좀설앵초 ]
[ 32. 좀설앵초 ]
[ 33. 좀설앵초 ]
[ 34. 좀설앵초 ]
[ 35. 에조설앵초 ] - 홋카이도 대설산 야생화
[ 36. 돌앵초 ]
[ 37. 돌앵초 접사 ]
[ 38. 돌앵초 흰색 ]
[ 39. 운남앵초 ]
[ 40. 운남앵초 접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