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한동안 극성을 부리다가 잠잠해지면서 정말 오랜만에 외부강의가 들어왔다. 내가 태어난 고향쪽의 도청소재지가 속해 있는
충청북도 자치연수원에서 공무원 대상 강의를 2시간 해달라는 것이었다. 내가 잘 알고 있고, 젊을 때 한동안(약 10년) 청춘을 걸고
그곳에서 생활을 했었는데, 다른 어디보다 익슥한 도시라서 정말 반가웠다.
어떻게 알았는지 과거 교장 재직시절에 중앙교육연수원에서 공무원 대상 직무연수 15시간짜리를 방송으로 촬영하여 실시한 적이 있었는데,
그 제목과 동일하게 "스토리와 함께하는 야생화 산책"으로 강의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날짜는 2024년 9월 12일로 잡혔는데, 이날따라
날씨가 침침해서 넉넉하게 3시간을 잡고 의정부에서 출발을 했다.
웬걸~ 외곽순환고속도로 한강다리를 건너가다 보니까 갑자가 요란스런 소낙비가 쏟아지는데, 다른 차들이 안전을 기하느라고
도통 달리지를 않고 기어가는 수준이었다. 나는 강의시간 늦을까봐 마음이 급해 죽겠는데 다른 차들이 달리지를 않고 걸어가고 있으니,
마음만 초조하였다.
중부고속도로 오창을 지나다 보니까 강의시간인 10시가 다 되어서 어쩔 수 없이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약 10분쯤 늦겠다고 ~~~
평상시 같으면 2시간만 달리면 청주를 가는데, 오늘은 3시간을 잡고 가도 늦었으니 웬말~???
허겁지겁 강의실로 도착을 했더니 정확히 10분이 늦어 있었다. 다행히 사회자가 마이크를 잡고 오리엔테이션으로 시간을 메우고 있어서
감사했다. 멀리 강의를 다니던 중 이렇게 늦어보긴 처음 ~ 당황한 마음에 어떻게 강의를 했는지 정말 어리둥절했다. 마음을 진정시키면서
겉으론 침착하게 하느라고 진땀을 빼고 있는데, 진지하게 강의를 들어주는 수강생들 태도에 매료되어 금새 익숙한 분위기로 강의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의정부의 오늘 강의는 2건인데, 오전 강의는 3일전에 당겨서 미리 했고, 오후 강의는 뒤로 1시간 미뤄서 오후 3시에 하겠다고 미리
약속을 해놓은 터였다. 급하게 진행하느라고 담당자에게 핸드폰으로 강의모습 사진 몇 컷 찍어달라는 부탁도 하지 못했다. 비 때문에
오늘 강의는 정말 큰 해프닝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