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년간 백두산부터 한라산까지 전국에 있는 산을 찾아다니며 4천3백여 종의 야생화를 촬영한 이명호 씨.
의정부서중학교 과학교사로 재직 중인 그는 직접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식물도감을 만들어 학생들의
생물현장 학습용 교재로 이용하며 생태계 보호에도 앞장서고 있는 야생화 전문가이다.
그는 들꽃사랑연구회를 결성해 회원들과 함께 야생화 탐사활동을 진행하고 의정부 정보도서관에서
야생화이야기 강좌를 진행하는 등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99년부터 해마다 경기북부 지역의 야생화 도감(圖鑑)을 만들었어요.
사진 촬영은 물론, 설명을 달고 교정(校正) 보는 것까지 전부 제가 했습니다.
특히 지난 2005년에 출간한 어린이 식물백과를 만들 때에는 수업시간이 끝나면 책 만드는 일에만
온통 집중해서 많은 정성이 들어갔습니다. 고생은 했지만 그래도 완성된 모습을 보니 뿌듯한 마음입니다."
요즘 그는 '들꽃 선생님' 으로 통한다.
이제‘들꽃선생님’하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세를 타는 인물이 됐다.
그가 운영하는‘이명호의 야생화’ 사이트(www.skyspace.pe.kr)에는 수많은 야생화와 그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기록돼 있어 방문객이 많다. 덕계동에 거주하고 있는 이명호 씨를 만나려면 산으로 가야 한다.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퇴근하고 나서 자주 산을 찾기 때문이다. 경기북부에 있는 산은 마치 뒷산처럼
익숙하게 촬영을 했기 때문에 이젠 이골이 날 정도다.
요즘은 야생화를 찍기 위해 지방으로 가는 일이 많다. 지방까지 내려가는 일도 어렵지만 시기가 맞지 않아
촬영을 하지 못하고 돌아오는 일도 적지 않다.
그가 지금까지 야생화를 찾아 돌아다닌 거리는 환산할 수도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가 소비한 필름 값만 1억원이 넘는다고 하니 그간의 노고를 짐작할 만하다.
그가 찍은 야생화 사진 한 장 한 장은 모두 이런 과정을 거친 땀의 결실이다.
특히 그가 강원도 점봉산에서 촬영한 ‘노랑애기앉은부채’나 우리 시 옥정동에서 촬영한 흰사마귀풀은
지금까지 촬영된 적이 없는 희귀종으로 기회가 되면 학계에 보고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야생화는 4천6백여 종에 달합니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에서 출간되고 있는 식물도감 중에는 야생화의 이름이 엉뚱하게 기록돼 있는 등
수정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직접 촬영한 야생화는 4천3백여 종 인데
앞으로 희귀종으로 알려진 야생화를 모두 촬영해 가장 큰 표준도감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가 처음 야생화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대학 3학년 재학시절이다.
당시 과학교육을 전공했던 이명호씨는 지도교수였던 강상준 교수의 식물연구를 돕기 위해
전국을 함께 다니며 답사를 했고 강 교수의 권유로 대학원에 진학해 식물생태학을 전공하며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했다.
단양고 교사로 재학하던 시절에는 ‘제38회 전국과학전람회’에서‘소백산(小白山) 주목(朱木) 군락(群落)의
생태 보호에 관한 연구’로 교육부장관 특상을 받았으며 또 소백산 등산로 수목에 수종(樹種) 표찰을
일일이 부착할 정도로 식물연구에 몰두했다.
이런 그에게 야생도감을 낼 기회가 온 것은 98년 야생식물 자료를 식물도감으로 만들자는
제의를 받게 되면서 부터다. 그 후 ‘경기북부 야생식물의 세계’ 1~5집, '의정부 야생식물도감' 1~4집,
시중 판매용인 '어린이 식물백과'(대교베텔스만) 등을 출간했다.
현재 의정부 정보도서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야생화이야기 강좌는 화요일(초급)과 목요일(심화) 오후 7시에
진행되고 있으며 양주시민도 누구나 수강할 수 있다.
이명호 씨는 "앞으로 기회가 되면 내가 살고 있는 양주에서도 야생화 강의를 개설하고 양주의 야생화
보호를 위해서도 기여하고 싶다"고 우리 시를 위한 계획을 살짝 내비쳤다.
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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