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호의 야생화


매스컴정보   
total글수 176  
경기여성정보 <웹진 우리: WoORI>(1월호 앉은부채) 조회수 : 1,934, 2008-01-14 09:53:15
이명호 홈페이지홈페이지
불염포의 강한 호흡열로 눈을 녹이는 ‘앉은부채’


* 웹진우리 바로가기 : 생생한 사진과 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woorizine.or.kr/woorizine85/main.htm?mncode=85C&atc_code=85C41


도깨비방망이처럼 생긴 앉은부채의 꽃

대부분의 꽃들은 화려한 꽃잎과 꽃받침을 갖는 것이 보통이지만, 앉은부채의 꽃은
육수화서라고 하는 둥근 모양의 꽃차례에 암술과 수술만 다닥다닥 붙어 달리는 것이 특징이다.
이른 봄에 피는 앉은부채의 꽃은 도깨비방망이처럼 생겼는데,
이 꽃 주변을 포(苞)가 싸서 따뜻하게 보호해 준다.
앉은부채의 포는 둥글고 넓적해서 부채 모양을 하고 있고, 또 어떻게 보면 끝이 뾰족하고
둥근 모습으로 타오르는 불꽃 모양을 닮기도 해서 불염포(佛焰苞)라고도 불린다.


앉은부채라는 이름의 사연

잎이 모두 뿌리에서만 돋아서 땅위에 넓게 퍼지기 때문에 늘 앉아 있는 모습이고,
꽃차례를 싸고 있는 넓은 포가 부채처럼 생겨서 ‘앉은부채’라는 이름이 붙었다.
지난해 늦가을에 미리 꽃봉오리가 3cm쯤 뾰족하게 올라와서 겨우내 눈 속에 묻혀 있다가,
눈이 채 녹지도 않은 양지바른 산자락에서 일찍 꽃이 피는 것이 특징이다.
햇볕이 따스한 산지의 습지 공간에서 이른 봄 가장 일찍 피는 꽃이
바로 앉은부채의 꽃이라고 장담을 해보고도 싶다.


강한 호흡열로 눈을 녹이는 앉은부채

이른 봄 꽃이 필 때 앉은부채를 관찰해 보면, 꽃이 필 때 발생하는 강한 호흡열로
주변에 쌓인 두꺼운 눈을 녹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른 봄 힘차게 꽃대를 피워 올리기 위해 지난해 뿌리에 저장했던 양분을 한꺼번에 소비하는 것이다.
대략 15cm나 되는 두꺼운 눈을 15cm의 폭으로 녹이는 모습을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었다.
꽃이 필 때 일시적으로 방출하는 호흡열이 얼마나 강력한가를 실감할 수 있는 장면이다.
4월쯤 꽃이 지면서 돋는 잎은 서서히 광합성을 하게 되고, 양분을 만들어서
뿌리에 차곡차곡 저장해 두었다가 다음해 꽃이 필 때 또 그 양분을 한꺼번에 소비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앉은부채의 특성 및 용도

불염포로 둘러싸인 둥근 꽃차례에 작은 꽃이 대략 100여 개씩 모여 달리는데,
각각의 꽃에는 수술과 암술이 모두 있지만 수꽃과 암꽃이 피는 시기가 서로 다르다.
같은 꽃 속에서 가루받이를 하면 유전적으로 불리한 자손을 남기게 되는
자연의 섭리를 피하려는 식물의 특성 때문일 것이다. 열매는 둥글게 모여 달리는데
마른 논바닥이 갈라진 것처럼 골이 깊게 파이면서 여름에 검붉은 색으로 익는다.
결실률이 약 10% 정도로 매우 낮아서 열매를 보기는 좀처럼 힘들다.
어린잎을 나물로 먹을 수는 있지만, 독이 있으므로 데쳐서 물에 불렸다가 무쳐먹어야 한다.
잎을 그대로 먹으면 구토, 복통, 설사, 어지럼증, 시각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뿌리에는 강한 독성이 있는데, 한방에서는 진통, 이뇨, 기관지염, 천식, 구토 등의 치료에 사용을 한다.


앉은부채의 무리들

앉은부채의 포는 대개 자갈색(紫褐色)이지만, 노랑앉은부채의 포는 연한 녹색을 띠는 노랑색이다.
노랑앉은부채는 일제시대 때 일본학자의 조사 기록이 있은 후 근래에 경기도의 어느 산에서 발견이 되었는데,
촬영된 사진이 제대로 도감에 올라보지도 못한 채 갑자기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근래 2년 동안에 거쳐 노랑앉은부채를 사람이 삽으로 파서 옮긴 흔적이 역력한데,
이 식물은 자생지를 떠나서는 잘 살 수 없는 식물이기 때문에 더욱 마음이 아프다.
가끔 멧돼지나 설치류가 뿌리를 파먹는다고도 하지만, 사람에 의해 남겨진 훼손 흔적과는 역력히 구별이 된다.
예쁘게 기르기 위해 파갔다고 하겠지만, 야생식물은 자리를 옮기면 죽는 것들이 대부분이라서
훼손시킨 사람은 심각하게 반성을 해야 할 일이다.
귀한 식물의 자생지를 하루아침에 한 사람의 손에 의해 모두 잃게 된 것이 정말 안타깝다.
앉은부채와 노랑앉은부채는 이른 봄에 꽃이 먼저 핀 후 잎이 돋아서 자라지만,
애기앉은부채와 노랑애기앉은부채는 3월부터 잎이 돋아서 자라다가 6월초에 잎이 모두 사라진 뒤
7월 중순쯤 갑자기 꽃대만 불쑥 올라온다.
도감 기록에도 없는 노랑애기앉은부채는 애기앉은부채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깊은 산 속에서
필자도 딱 한 송이만 확인을 하였다.
심마니가 몇 달씩 찾던 산삼을 만났을 때보다 더 진한 감동을 뭉클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귀한 꽃 한 송이를 찾아서 사진으로 담기 위해서는 몇 년 아니 몇 십 년 동안을
카메라를 메고 산속을 찾아 헤매고 다녀야만 했기 때문이다.


눈 속에서 피는 꽃들

봄에 피는 야생화를 눈 속에서 담은 사진들을 잘 관찰해 보면, 꽃이 먼저 핀 후 늦게 내리는 눈이
주변에 덮였을 때 찍은 것들이 대부분이고, 더러는 눈을 파서 주변에 옮겨놓고 찍거나
눈이 올 때 카메라를 메고 산을 찾아가서 연출해서 찍는 일이 대부분이다.
이른 봄에 일찍 피는 노루귀나 복수초, 현호색, 산자고, 너도바람꽃,
변산바람꽃 종류들의 체구는 빈약한 편이라서, 이들의 몸에서 나오는 열로는
두껍게 쌓인 주변의 눈을 녹이기에는 역부족이라 할 수 있다. 겨우내 쌓였던 두꺼운 눈을
용광로처럼 녹일 수 있는 꽃은 역시 앉은부채 뿐이라고 필자는 감히 장담을 하고 싶다.
다른 풀들이 돋지 않아서 주변이 아직 희거나 갈색으로만 덮인 싸늘한 공간 속에서
앉은부채의 꽃대가 불쑥 솟아오르면서 두껍게 쌓인 눈덩이를 동그랗게 녹이고 있는 모습을 보면,
생명의 신비에 탄성이 절로 나오게 되고 가슴이 뭉클해진다.


자생지 보호

야생화는 역시 태어난 그 자리에서 피고 지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아름다운 법이다.
아무리 예쁜 꽃도 인간의 손에 길들여져서 피는 모습을 보는 것은 왠지 가슴이 답답하기만 하다.
야생의 꽃을 자생지에서 영원히 볼 수 있도록 우리 다함께 힘을 모아야 하겠다.


※ 사진과 글/이명호의 야생화(www.skyspace.pe.kr)
  
  
개미떼처럼 바글바글, 예쁜 사랑을 나누는 개미취 (2007,12月-통권84호)
신이 내린 가장 향기로운 우리 꽃, ‘구절초’ (2007,11月-통권83호)
시골소녀의 맑은 모습을 닮은 들국화 이야기(쑥부쟁이) (2007,10月-통권82호)
용의 쓸개처럼 맛이 쓴 용담 (2007,09月-통권81호)
여름의 여왕, 원추리 (2007,08月-통권80호)
댓글댓글 : 0 인쇄 추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수 날짜
76  중앙일보 기사(독도 풍경, 자생식물 미술작품으로 만들어져) 이명호 1963 9/13, 6:20 pm
75  세계일보 기사(우리 땅, 독도의 재발견) 이명호 1959 9/13, 6:06 pm
74  매일신문 기사(독도의 속살이 드러나다…독도 완전 공개) 이명호 4897 9/13, 6:04 pm
73  국민일보 기사(특명! 새로운 독도 찾아라) 이명호 1552 9/13, 6:02 pm
72  문화일보 기사(5명의 특공대, 숨겨진 독도를 살펴보다) 이명호 1588 9/13, 6:00 pm
71  중앙일보 기사(독도 생태지도 제작 나선 5명의 특공대) 이명호 3411 9/13, 5:57 pm
70  서울신문 기사(구석구석 훑은 독도의 생태계) 이명호 1534 9/03, 11:26 am
69  동아일보 기사(독도지도-식물도감 제작 등 특명받고) 이명호 1802 9/03, 11:24 am
68  중앙일보 기사("섬초롱꽃 독도서 첫 발견") 이명호 1520 9/03, 5:02 am
67  조선일보 기사(독도의 구석구석을 보여드립니다) 이명호 1618 9/02, 10:48 am
66  양주뉴스 야생화강좌 안내 이명호 1726 8/18, 1:17 pm
65  인터넷신문 양주뉴스(8월호-야생나리) 이명호 2065 8/01, 4:56 am
64  인터넷신문 양주뉴스(7월호-상사화) 이명호 1898 7/24, 10:14 pm
 경기여성정보 <웹진 우리: WoORI>(1월호 앉은부채) 이명호 1934 1/14, 9:53 am
62  경기여성정보 <웹진 우리: WoORI>(12월호 개미취) 이명호 1962 12/02, 5:07 pm
61  경기여성정보 <웹진 우리: WoORI>(11월호 구절초) 이명호 2060 11/02, 7:15 am
60  경기여성정보 <웹진 우리: WoORI>(10월호 쑥부쟁이) 이명호 2157 10/01, 7:33 pm
59  경기여성정보 <웹진 우리: WoORI>(9월호 용담) 이명호 1950 9/11, 6:47 pm
58  경기여성정보 <웹진 우리: WoORI>(8월호 원추리) 이명호 1919 8/02, 1:12 pm
57  경기여성정보 <웹진 우리: WoORI>(7월호 야생나리) 이명호 1920 7/03, 5:06 am
Copyright 1999-2023 Zeroboard